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 | 경기도 미술관 |

by bearichguy 2025. 3. 28.

 

조선시대 민화와 현대 미술이 한자리에 만났다. 안산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는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이라는 부제로 <알고 보면 반할 세계>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작자 미상의 전통 민화 27점과 현대미술 작가 19인의 작품 102점을 함께 선보이며, 전통 민화와 현대 예술이 어떻게 만나고 변화하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민화,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

조선시대 민화는 단순한 장식용 그림이 아니라, 생활과 신앙, 소망을 담은 상징의 예술이었다. 삼목구처럼 기이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들은 단지 무서운 존재가 아닌 수호신 같은 의미로 그려졌다. 털북숭이에 눈 세 개 달린 개가 방울을 단 모습은 마치 무서운데 귀여운,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삼목구는 악귀를 쫓는 부적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사진 출처 : 경기도 미술관
사진 출처 경기도 미술관

책거리 속 명품의 세계, 호피장막문방구도

책, 벼루, 도자기 등 고급 문방구가 호피무늬 장막 너머로 보이는 ‘호피장막문방구도’는 당대 양반과 중인의 물질적 욕망을 그대로 보여준다. 장막을 살짝 걷어 ‘보여주는 듯 감추는’ 연출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 그림은 단순한 정물화가 아니라 욕망과 신분을 상징하는 도상적 장치로 작동했다.

현대를 담은 회화, 김지평과 박그림의 시선

현대 작가 김지평은 삼목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두려움 없이’에서 상상 속의 존재를 여성과 결합시켰다. 우주 문양 문신이 새겨진 여신 같은 인물이 삼목구를 타고 있는 모습은 판타지 소설을 연상케 한다. 또 다른 작가 박그림은 고려 불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 ‘감로’에서 박카스 병을 정병으로 묘사하며 현대인의 감로수에 대해 유쾌하게 질문을 던진다.

등용문, 꿈을 향한 도약

‘약리도’는 잉어가 용이 되기 위해 폭포를 뛰어오르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예로부터 이 그림은 과거 급제를 바라는 이들이 벽에 걸어두곤 했다. 현대 작가 이인선은 이를 뼈만 남은 물고기로 표현해 도전이 좌절로 끝나는 현실을 풍자한다. 전통 민화의 상징을 현대 사회의 메시지로 바꾼 셈이다.

전통 민화 현대 작품
삼목구 김지평의 '두려움 없이'
약리도 이인선의 '등용문'
호피장막문방구도 오제성의 '다보각경도'
심우도 임영주의 심우도 연작

호랑이의 꾸짖음, 현실을 풍자하다

작호도를 기반으로 한 ‘호질도’는 호랑이가 선비의 갓과 담뱃대를 물고 있어 누가 권위자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이 그림은 연암 박지원의 풍자소설 ‘호질’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위선적인 선비 계층을 조롱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민화는 이렇게 당대 사회에 대한 촌철살인의 비판도 담을 수 있었다.

심우도, 깨달음을 향한 여정

'심우도'는 수행자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으로, 전통적으로 사찰의 벽에 많이 그려졌다. 현대 작가 임영주는 이를 병풍 형태로 만들고 동자 대신 중년 여성을 등장시켜 오늘날의 삶과 수행을 접목시켰다. 무속과 토속신앙을 탐구하는 그녀의 작품은 전통과 현실 사이의 연결 고리를 조명한다.

민화와 현대미술의 만남, 그 의미는?

이번 전시의 특징은 단순히 민화와 현대미술을 나란히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통 속 상징과 태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들이 돋보인다. 작가들 다수가 스스로를 ‘팝아트 작가’로 보지 않음에도 이 전시에 참여한 이유는, 이 전시가 전통의 시선으로 현대를 들여다보는 실험적 무대이기 때문이다.

관람 정보 및 전시 일정

전시는 경기도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전시는 2025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오랜만에 문화생활 좀 해볼까 고민 중이었다면, 이 전시 추천할 만하다.

예술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민화가 단순히 전통 회화가 아닌, 오늘날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민화를 바라보며, 당대 대중의 삶과 바람, 상상력을 현대에 맞게 다시 그려냈다. 민화는 죽은 전통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야기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전시였다.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 FAQ

 

Q. 민화와 K팝아트 특별전은 무엇인가요?

A. 조선시대 민화와 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미술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입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흥미로운 기획입니다.

Q. 어디에서 열리고 있나요?

A.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진행 중입니다.

Q. 전시를 관람하려면 예약이 필요한가요?

A.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 방문이 가능합니다.

목차